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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제사에 관해서 여쭙겠습니다

오용진 2011. 6. 9. 08:54

 

기제사에 관해서 여쭙겠습니다
이름   박미경 (조회수:2166)
(2008-05-10 14:00:16)
  오는 사월 초파일이 아버지 기일입니다

그런데 몇일전 (음력 삼월 이십삼일)어머니께서 돌아가셨습니다

눈물이 채 마르기도 전에 아버지 기일이 돌아오니 가슴이 져려옵니다

여쭐 말씀은 다름이 아니오라 아버지 제사에 어머니도 같이 모셔야 되는지

궁금합니다.그리고 제사지낼때 여태 초헌에 아들,아헌에 큰집 장조카(외아들인 관계로)

종헌에 사위(손자가 있지만 어린관계로..7세 입니다)이런 순서로 했는데

혹 위배되지는 않는지 궁금합니다

보통 '아헌에 주부가 한다' 고 되어있는데 주부는 누굴 뜻하는 것입니까?

그리고 부끄럽지만 구체적인것을 여쭤보자면 수저는 (시접이라 하지요?)메옆에 와야

됩니까? 아님 갱옆에 두어야 합니까?

그리고 하나더요..제례가 다 끝나고 빈 그릇에 음식을 조금씩 떼어다가

술과같이 밖에다 내어 놓는데 그것또한 위배되는건 아닌지..만약 만약 있다면

무슨 의미를 두고 하는것인지 알고싶습니다

부디 욕하지 마시고 자세하게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낼 모레가 기일이니 빠른답변 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필드양반 (2008-05-10 17:32:35) X
1). 아버지 제사에 어머니도 같이 모셔야 되는지
--> 어머니 탈상을 하셨으면 같이 모십니다.

2). 초헌에 아들, 아헌에 큰집 장조카(외아들인 관계로), 종헌에 사위(손자가 있지만 어린관계로..7세 입니다)이런 순서로 했는데
--> 초헌:제주(큰아들), 아헌:주부, 종헌: 귀한 손님이라 합니다만, 여자는 참례치 않는 가정도 많습니다. 그리고 옛예서 등으로 봐서 사위는 헌작 순서가 없습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여건상 귀 가정에서 하는 방법이 무난하다고 봅니다.

3). '아헌에 주부가 한다' 고 되어있는데 주부는 누굴 뜻하는 것입니까?
--> 경우에 따라 어머니 혹은 큰며느리라 합니다만, 보통 큰며느리를 말합니다.

4). 수저는 (시접이라 하지요?) 메 옆에 와야 됩니까? 아님 갱 옆에 두어야 합니까?
--> 수저,젓가락은 시저(匙箸)이고, 시저를 놓아 두는 그릇이 시접(匙楪)입니다. 시저(시접)는 제사상 신위쪽 가운데(두 분의 사이)에 놓기도 하고 (사람이 봐서) 왼쪽에 놓기도 합니다.

5). 제례가 다 끝나고 빈 그릇에 음식을 조금씩 떼어다가 술과 같이 밖에다 내어 놓는데 그것 또한 위배되는 건 아닌지..만약 만약 있다면 무슨 의미를 두고 하는것인지 알고 싶습니다.
--> 조상님과 같이 오실 친구 등 다른 신들을 위한 것으로 압니다.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명륜골선비 (2008-05-13 17:57:34) X
필드양반님께서 설명을 잘해주셨습니다만 덤으로 몇가지만 보이는 대로 부연설명하겠습니다.

1. 상중에 제사를 같이 모시는지 여부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탈상 전으로 생각됩니다.
탈상 하신 후부터 같이 모시기 바랍니다.
(예서에는 아버지 기일에는 아버지, 어머니 기일에는 어머니만 모시는 것이 바른 예지만 사람의 자식된 도리로서 인정상 같이 모시는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2. 삼헌에 대하여
초헌은 제주, 아헌은 제주의 부인, 그 다음 종헌은 손님이나 작은 아들 또는 장조카 등등이 모십니다.

3. 사위 제사 참여에 대하여
흔히 제사는 氣가 통해야 신께서 흠향합니다.
사위는 피가 안 섞여 있으므로 기가 통하지 않는다고 보시면 과거에 왜 사위가 제사에 참여하지 않는가를 이해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는 처가에 대해 소홀함이 결코아닙니다.
외손자라면 피가 통하지만 사위는 서로간의 의리는 있을지언정 기는 통하지 않습니다.(과거에는 그렇게 이해하고 설명하였습니다)

4. 음식을 조금 떼어다 제사지내는 것에 대하여
제사 후에 이미 흠향하신 제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제사 전에 새로운 음식을 별도로 마련하여 상을 차려서 문 앞에 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걸립상(乞粒床)이라고 합니다.

지나가는 귀신이나 사자(死者)의 친구 분 등등이 잡수시라는 의미로 놓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고수레(걸명)의 경우나 모사기에 술을 붓는 경우를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선조들은 음식을 잡숫기 전에 미리 약간을 떼어서 음식을 주신 분께 감사를 표현하였습니다.
감을 따도 까치밥이라 하여 날짐승들을 위하여 몇 개를 남겨 놓습니다.

예서에는 없습니다만 지역에 따라서 걸립상을 차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도 이북에서 오신 분의 제사에서 걸립상을 차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참고로 무당이 굿을 할 때는 대개가 걸립상을 마련합니다.

참고로 위와는 배치되는 이야기지만 한마디 더 드리면 논어에 "그 귀신이 아닌데 제사하는 것은 아첨일 뿐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