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방/이야기

며느리도 딸이다

오용진 2009. 6. 20. 16:54

      ♣ 며느리도 딸이다♣ 아들내외와 함께 살때 일이다. 나는 하루 일이 끝나자 남편에게 저녁을 밖에서 먹고 들어가자고 말했다. 그러나 남편은"그냥 집으로가자, 며느리가 저녁 준비 해 놓았을 거야" 하며 내손을 이끌었다. 막 현관에 들어서니 아들이 "쉿"하면서 입에 손을대고 조용히 하라는 하라는 신호를 보냈다.왜 그런지 살짝 물어 봤더니 세상에, "우리 며느리께서 주무시고 계시기" 때문이란다.나는어이가 없고 기가 막혔다. "아니 내가 저런 녀석을 배아파 낳았단 말이야? 자던 애도 깨워서 우리를 맞아야 하는것 아냐?" 남편은 아무소리 말라며 나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 갔다. 아들의 행동이 괘씸해 한참 씩씩 거리다가 "만약 며느리가 딸이였으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 해보았다,아들이 아닌 사위가 그랬다면 난 그사위를 무척이나 어여뻐 여겼겠지, 그렇게 생각 하니 아들이 한 남자로서 아내를 챙기는 모습이 기특해 보였다. 나는 인기척에 일어나 눈 비비며 나오는 며느리에게"피곤한 가봐"하고 웃음으로 맞으며 함께 저녁을 준비했다. 아이들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에 잘못을 할 때마다 잔소리를 늘어 놓지는 말자. 잔소리 보다는 칭찬하고 격려하며 사랑하자. 1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난 며느리가 예쁘기만 하다. 아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시부모 공경하며 좋은 아내 며느리 노릇을 밝게 잘 해내기 때문이다... 그렀습니다. 고부 갈등은 서로 위해주고 아껴주며는 있을 수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