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救國의 영웅이 돌아가셨나?

오용진 2009. 6. 1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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救國의 영웅이 돌아가셨나?
미국에서 열심히 사는 세 아이의 엄마가 보낸 편지.
카타리나 킴(독자)   

  먼저 자살하신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혼을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너그러이 거두어 주시기를 마음으로 기도합니다.
 
  저는 이곳 미국 와싱턴에서 넉넉하지 못한 살림에 20년 된 자동차를

타고 내 집도 없지만 아침, 저녁으로 두 군데 직장을 쫓아 다니며 열심히

살고 있는, 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하루살기가 힘들고, 세 아이를 온전히 키우는 것도 힘에 부쳐 내 이웃과

내가 살고 있는 공동체의 大小事에 크게 기여하지 못해온 저 자신을 때때로 自責하면서도, 우리 아이 셋이 사회에 누가 되지 않고 이웃과 공동체에

말썽꾸러기나 짐이 되지 않도록, 혹여 큰 인물이나 위대한 인물이 되지는

못할지라도, 우리 사회가 필요로 하는 자리에서 각자 제 몫을 할 수 있도

록 올바르고 건전하게 키우는 것이야말로 중요한 일이라고 自慰하며 사는

평범하고 부족한 여자입니다.
 
  그래서 저같이 힘없고 가진 것 없는 사람에게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을 부르짖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구호와 주장이 크게 가슴에 와

닿았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실 외람된 말씀이지만 정치라는 것, 별것 있습니까.

 돈많은 부자나 높은 자리 양반들의 특권이 당연히 부정되어야

하듯 “노동자, 농민, 가진 것 없는 사람”이 세상의 주인이 되어야

한다는 정치적 사탕발림과 위선 역시 중단되어 “法治”가 누구에게나

제대로 적용되는 세상, “인간적 윤리와 공정한 상식”이 통하는 세상

을 만들어서 사회 구성원 모두가 능력껏 자기몫만큼 보장받고 편안히

살게 하는 것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가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대표까지

됨으로써, 나같은 보통사람에게 잠시나마 삶의 용기가 되었고 내 부모,

형제 자매가 살고 있는 조국 대한민국의 건강한 발전에 밑거름이 되리라

믿었던 그 분의 느닷없는 자살 소식은 분명히 우리 모두에게 부모님의

급작스런 부음에 버금갈 만큼의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친인척의 부정부패 범죄에 이어 부인과

조카, 심지어 아들과 딸을 비롯한 일가족 전체가 가담한, 최소 70억에

달하는 기막힌 뇌물사건이 밝혀지며 그 사건의 범죄혐의자로 조사중인

시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야 말았습니다.


 그 분의 허망한 자살이, 많이 배우지도 않았고 가진 것도 없었던 한 사람

을 믿고 사랑하여 대한민국의 최고 지도자라는 자리에 올리고 국가발전과

민족을 위한 殺身成仁의 기회를 부여해 주었던 자유민주사회와 우리 국민

들에 대한 배신이었음은 너무도 분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어진 7일간의 국민장 기간을 통해, 어제까지

가담자들의 거짓말과 거짓증언이 하나씩 밝혀지며 진실이 규명중

이던 범죄사건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온 나라와 언론과 방송이 앞장서

서 마치 救國의 영웅이 돌아가신 듯, 국가와 민족의 제단 앞에 청빈한

지도자가 백성을 위해 목숨을 바친 듯 절절히 애도하고 칭송하고 미화

하는 방송과 보도를 끊임없이 접하게 되었습니다.
 
 작년 초 미국산 쇠고기 먹으면 미친 소처럼 병에 걸린다는 모 방송의

간교한 거짓 선동에 휘둘려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이 反정부 불법폭력

시위로 수개월째 마비되는 것을 인터넷으로 목격하면서, 역사책에서 배운

히틀러 나치제국의 선전선등을 보는 듯하다며 한국 방송과 사회의

무섭고 맹목적인 집단 폭력성과 허위 조작 선동에 경악했던 딸아이,

이곳 미국에서 십수년째 미국 쇠고기를 먹고 탈없이 성장한 고등학생인

딸아이, IT산업을 선도하는 세계속의 강국이면서 거짓정보와 조작

선전에 그토록 쉽게 허물어진 한국 시민사회의 미성숙, 파당적 이중성

과 윤리의식 不在를 질타하던 그 딸아이가 오늘 “노무현님의 죽음과

의미”에 관해 감히 제가 쉽게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 던져 왔습니다.
 
 “엄마, 한국의 방송들이 이번에 또 “뻥”치는 거야???..........”
 
 공정성과 객관성을 상실한 방송, 그것은 이미 사회의 公器가 아닌,

대중의 광기를 유도하는 공동체의 끔찍한 凶器가 되어버린 것은

아닐까요....
 
 카타리나 킴
 Fairfax, VA. (703)378-1624

                                                                                    <sebastiancho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