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서원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 지류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마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병고(病苦)로써 양약(良藥)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一念身不求無病 身無病則貪欲易生
세상살이에 곤란 없기를 바라지 말라.
세상살이에 곤란이 없으면 업신여기는 마음과 사치한 마음이 생기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근심과 곤란으로써 세상을 살아가라」 하셨느니라.
二處世不求無難 世無難則驕奢必起
공부하는 데 마음에 장애 없기를 바라지 말라.
마음에 장애가 없으면 배우는 것이 넘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장애 속에서 해탈을 얻으라」 하셨느니라.
三究心不求無障 心無障則所學躐等
수행하는 데 마(魔) 없기를 바라지 말라.
수행하는데 마가 없으면 서원(誓願:수도자가 수행의 목적을 밝혀 기도하고 그 달성을 맹서하는 일) 이 굳건해지지 못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모든 마군으로써 수행을 도와주는 벗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四立行不求無魔 行無魔則誓願不堅
일을 꾀하되 쉽게 되기를 바라지 말라.
일이 쉽게 되면 뜻을 경솔한 데 두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여러 겁(劫, 불교에서 말하는 한없이 길고 긴 시간)을 겪어서 일을 성취하라」 하셨느니라.
五謀事不求易成 事易成則志存輕慢
친구를 사귀되 내가 이롭기를 바라지 말라.
내가 이롭고자 하면 의리를 상하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순결로써 사귐을 길게 하라」 하셨느니라.
六交情不求益吾 交益吾則虧損道義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기를 바라지 말라.
남이 내 뜻대로 순종해 주면 마음이 스스로 교만해 지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내 뜻에 맞지 않는 사람들로써 원림(園林, 공부하는 수도장에 딸린 수풀)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七於人不求順適 人順適則心必自矜
공덕을 베풀되 과보를 바라지 말라.
과보를 바라면 도모하는 뜻을 가지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덕 베푼 것을 끝으로 삼으라」하셨느니라.
八施德不求望報 德望報則意有所圖
이익을 분에 넘치게 바라지 말라.
이익이 분에 넘치면 어리석은 마음이 생겨나나니, 그래서 성인 말씀하시되 「적은 이익으로 부자가 되라」 하셨느니라.
九見利不求沾分 利沾分則癡心亦動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려하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그래서 성인이 말씀하시되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十被抑不求申明 抑申明則怨恨滋生
이와 같이 막히는 데서 도리어 통하는 것이요, 통함을 구하는 것이 도리어 막히는 것이니, 이래서 부처님께서는 저 어려움 가운데서 도(道)를 얻으셨느니라.
※보왕삼매론
보왕삼매론은 수행과정에서 나타나는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10가지 지침을 담고 있는 글이다. 이 글의 저자는 국내에서 明末의 고승인 지욱(智旭)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와 달리 『보왕삼매염불직지』의 서문에는 元末明初의 이름난 선승인 묘협(妙 )임이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보왕삼매론은『보왕삼매염불직지』의 총22편 가운데 제17편에 실린 십대애행(十大碍行)에 해당한다. 십대애행부분이 곧 보왕삼매론인 것은 아니고, 십대애행 부분에서 상당부분을 생략하고 발췌하여 단순화시킨 것이 보왕삼매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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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에 있는 이황선생의 도산서원과 고택을 다녀오는 길에 여장을 풀었던 하회마을의 민박집 벽에 붙어 있던 보왕삼매론!
절절 끓는 온돌방에서 한지노트에 서툰 추사체로 써 보았던 보왕삼매론!
인적조차 끊긴듯 세상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적요한 시간에 듣는 선인들의 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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